3일차 오후 계획은 벨렘 타워 주변 관광
길 가다가 눈에 들어온 브런치 맛집에서
든든하게 배를 채웠다
포르투갈에 와서 거듭 놀라는 사실
이 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먹거리가 정말 많다
포르투갈 어로 Pastel de nata
줄여서 "나타" 라고 부르는 바로 이것은
우리가 흔히 먹는 에그타르트이다
에그타르트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
페이스트리 반죽을 사용하는 포르투갈/마카오식과
파이 반죽을 사용하는 홍콩식이 있다
아마 한국인에게는 페이스트리 빵이 더 익숙할텐데
이 스타일이 바로 포르투갈의 나타에서 시작되었다
(Pastel = pastry 페이스트리)
18세기 리스본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성직자들이
생계를 위해 팔기 시작한 나타의 레시피가
1834년 수도원이 폐쇄되면서
일반 제과점에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
하지만 그 최초의 나타는 아직도 팔리고 있으니
바로 오늘의 두 번째 코스
파스테이스 드 벨렘 되시겠다
오래되었지만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
당연하게도 사람이 엄청 많아서
테이크아웃해서 먹기로 했다
(가격도 착하다 한 개에 1.3유로)
브런치 먹은 직후였기에 두 개만 사서
하나를 먼저 먹어 보았다
그런데 세상에
내가 지금까지 먹은 에그타르트는 다 가짜다
바삭바삭 고소한 페이스트리 안의
촉촉하고 달콤한 크림
그걸 덮고 있는 딱딱한 카라멜까지
완벽한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다
제로니무스 수도원이 바로 옆에 있는데
전 날 역사 공부를 잔뜩 한 터라 밖에서만 봤다
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이라고 하니
다음에 나타도 먹을 겸 다시 가 보고 싶다
벨렘 타워는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멀지 않다
동남아에서 보던 툭툭이가 여기도 있길래
한 번 타볼까 했는데 가격이 정신 나갔다
날씨도 좋겠다 소화도 시킬 겸 열심히 걸어 갔다
벨렘 탑은 16세기에 건축된 도시 방어 시스템의 일부다
현재는 넓은 공원 끝 물이 들어오는 곳에 위치하여
물에 떠 있는 듯한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
벨렘 탑을 보는 각도에 따라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
사진에 다 담기 어려운 것이 아쉬울 따름
특히 리스본 크루즈 투어를 하게 되면
물 쪽에서 탑을 바라볼 수 있는데
그 쪽 모습이 또 그렇게 멋지다고 한다
한참 타워를 구경하다가 시원한 그늘로 들어왔다
탄산수와 함께 나타를 먹으면서 꿀맛 같은 시간을 보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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