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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국 및 스위스 적응기

스위스에서 집 구하기 (1) 서류 준비하기

by 스위스가고싶은사람 2023. 9. 4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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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까지 스위스 정착을 위해
비자, 거주증, 은행계좌, 핸드폰 등등
이것저것 많이도 고생했는데요
 
이걸 다 합친 것의 세 배쯤 힘든 일이 남았습니다
이번 퀘스트의 이름은 집 구하기 입니다
 
참고로 저도 아직 못 구했습니다
제 집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...
 
그럼 시작하겠습니다

Home Sweet Home

스위스에서 집 구하는 게 어렵다는 건
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지만
 
들었을 때야 그러려니 했다
좀 힘들어도 열심히 찾으면 되겠지
 
사람은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모른다
1~2주 정도 집을 찾다 보면 슬슬 느껴진다

어.... 이거 진짜 큰일나겠는데?

citypop을 2달 예약했고 아직 1달이나 남았음에도
절박하게 매달리지 않는다면
연구실에서 자게 될 내 모습이 그려진다
 
자세한 경험담은 다음 편에 적기로 하고
이번 편에서는 하루라도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
필요한 서류 준비를 알아보려고 한다
 

집 찾는 데 무슨 서류가 필요해?

왜 서류가 필요한지부터 짚고 넘어가자
일단 스위스 주택 임대 시장은
공급에 비해 수요가 폭발하는 기묘한 상태이다
 
한국에서야 부동산 가서 원룸 보러 왔어요~ 하면
하루 종일 투어를 다닌 후에 하나 고르면 끝인데
 
스위스는 정확히 반대다
집 주인이 수 많은 예비 세입자들의 지원을 받아
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과 계약을 하는 구조다
 
그래서 여기에서 말하는 서류는
내가 이 집에 지원할 때 제출하는
세입자로서의 내 조건을 알려주는 서류다
 
여기서 말하는 집주인 = 보통 agency인데
일단은 한국의 부동산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
 
여기서 빈 집의 지원자를 받아 그 중 한 명을 선택하고
진짜 집주인이 컨펌하면 계약이 진행된다
 
이 서류가 뭐 법적으로 정해진 건지 모르겠는데
agency들이 요구하는 게 90% 이상 일치한다
미리 준비해 두면 바로바로 지원이 가능하다
 

필수 서류 목록

1. Residence Permit (Permis)
내 신원을 증명하는 거주증이다
연구실에서 앞뒷면을 스캔해서 사용했다
 
실물 거주증이 아직 안 나왔다면 당연히 Attestation
혹은 신청 전이라면 보통 여권으로 대체 가능하다
 
2. Debt Extract (Extrait du registre des poursuites)
이게 처음 온 입장에서 좀 어이가 털렸는데
내가 범죄나 법적인 분쟁에 연루되지 않았음을
증명하는 서류이다
(스위스 온지 한 달만에 범죄를?)
 
여러 Renting 플랫폼에서 쉽게 발급 가능하고
현 시점에서 30 CHF 정도 내야 한다
의심하지 말고 미리 발급받아 두자
 
직접 발급받으면 수수료가 덜 들지 않을까 싶지만
굳이 알아보지는 않았다
 
나는 Flatfox에서 발급받았다
하루 만에 이메일로 파일을 받았다

지겹도록 보게 될 페이지 중 하나

 
3. Payslips for 3 months (attestation de solvabilité)
이거도 엄청나게 골때리는데
agency들이 지불 능력을 보는 기준이 있다
 
대부분의 경우 렌트비가 월급의 1/3이 넘으면
세입자로 받지 않는다
 
여기에 더해서 보증금이 있는데
보통 3달 치 렌트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는다
 
다시 말해 계약 시작할 때
3~4달 치 렌트비를 한 번에 내야 한다
 
즉, 내가 보증금+렌트비를 낼 수 있을 만큼
안정적인 salary를 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
 
아니 근데 나는 아직 첫 월급도 안 나왔다고
어쩔 수 없이 계약서로 대체해야 한다
 
대부분 이걸 받아주긴 하는데
아무래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ㅠ
 
심한 곳은 3 payslip을 내지 못하면
garant, 그러니까 스위스 거주 보증인을 요구한다

Garant service 회사도 있는 것 같다

따로 다룰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는데
간단하게 설명하자면
내가 집세를 못 낼 때 대신 내 줄 사람이다 ㅋㅋ
 
아직까지 이런 곳이 많지는 않아서
그냥 garant 요구하는 데는 지원을 포기했다
 

도움이 될 수도 있는 추가 서류

4. Cover letter
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다
비자 발급할 때 motivation letter를 썼을 것이다
 
그거랑 비슷하다
내가 왜 여기 살고 싶은지
간절함을 어필하는 용도다
 
어차피 agency들이 자세히 읽지는 않겠지만
확률이 0.1%라도 올라가면 해야 한다
 
다시 말하지만 스위스에서는
집 없는 내가 철저하게 을이다
자존심 버리고 구질구질하게 가야 한다

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의 태도

나는 3주 째 실패하고 나서야 썼다
영어로 작성한 다음 번역기 돌려서 프랑스어로 바꿨다

부족한거 같아 연구실 프랑스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
친구가 열심히 고쳐 준 덕분에 커버레터 완성!
 
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많은데
만약 이메일로 보내게 된다면
이 때도 프랑스어/영어 이중으로 쓰는 게 낫다
 
아무래도 본인이 프랑스어를 할 수 있다면
집 구하기 난이도가 많이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
 
5. ETC
그 외에 절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
갖고 있으니까 혹시나 하고 넣은 것들...
 
5-1. 여권 복사본 (거주증 있지만 혹시나)
5-2. 현재 거주하는 곳 확인서 (citypop 계약서)
5-3. 40 OASA (contract attestation)
5-4. 박사학위 증명서 (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??)
 
 
23/09/13 추가. 추천서
정확하게 garant로서의 보증이 아니더라도
PI (연구실 책임자)와 같이 신원이 확실한 사람이
추천서를 써 준다면 내 신용이 크게 올라간다
 
3주 째 퇴짜맞는 것에 지쳐 PI에게 부탁했다
흔쾌히 도와준 교수님에게 감사...
 
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있는 것 같다
부동산에 서류 제출할 때 앞쪽에 끼워 두면
직원들이 열심히 읽어보는 느낌이다
 
심지어 부동산 직원에게 처음으로
You have a good file!
이라는 말까지 들었다
처음부터 준비했으면 도움이 됐을 것 같다
 
여기까지
서류 준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!


진짜 집 구하러 다니는게 힘들기도 하고
일에 집중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
 
오늘은 일요일이라 약속이 없었는데
다음 주에만 10개 정도 잡혀 있네요
(더 늘어날 예정)
 
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
집 구하기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
 
내 집아 어딨니 보고싶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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